시이야기

만추의 농원 / 김 일 선

자연을 바라보다 2014. 11. 3. 00:30




*노아시나무(중국 감나무)



만추의 농원


                                                                   - 김 일 선





감을 따낸 일이 엊그젠데

주황색 빨강색으로 곱게 물들어

몇몇 나무의 초록빛 잎 속에 석류의

노랑잎 찔레의 분홍 잎이 점찍어

농원은 아름다운 단풍 동산이다





비자나무 청목나무 사이

햇볕을 다투며 자란 동백우듬지

때 이른 애기 동백꽃을 피우며

매파인 동박새를 기다린다





오리나무 노랑 잎이 유난히 밝은데

앙상한 가지에 녹두 알만한 빨강 열매로

새들을 유혹하는 찔레

병사들의 창검인 양 하늘을 찌르는

수많은 감나무 도장지들





저 도장지들이 쓸모없이 보이면

이미 가을은 깊어간 것

아! 저 군상들을 초겨울 내 쳐내버려야

봄 일이 한결 수월할 것을

오! 벌써 가을도 저물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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