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썰물 / 장 석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6. 10. 25. 01:00





썰물 



                                                    - 장 석 주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저 너른 뻘밭은 

썰물의 아픈 속내다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저 뻘밭에 

여름 철새 무리의 무수한 발자국들은 

문자를 깨치지 못한 

썰물의 편지 같은 것 




썰물이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저렇게 서둘러 돌아가는 것은 




먼 곳에서 

누군가 애타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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