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봄꿈을 꾸며 / 김 종 해

자연을 바라보다 2017. 2. 27. 21:41



 

봄꿈을 꾸며

 

                                                                           - 김종해

 

 

 

만약에 말이지요, 저의 임종 때.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열두 달 가운데

어느 달이 가장 마음에 들더냐

하느님께서 하문하신다면요.

저는 이월이요

라고 서슴지 않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눈바람이 매운 이월이 끝나면,

바로 언덕 너머 꽃 피는 봄이 거기 있기 때문이지요.

네, 이월이요. 한 밤 두 밤 손꼽다 기다리던

꽃 피는 봄이 코앞에 와 있기 때문이지요.

살구꽃, 산수유, 복사꽃잎 눈부시게

눈처럼 바람에 날리는 봄날이

언덕 너머 있기 때문이지요.

한평생 살아온 세상의 봄꿈이 언덕 너머 있어

기다리는 동안

세상은 행복했었노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