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호승
마더 테레사 수녀의 미소 / 정 호 승
자연을 바라보다
2014. 8. 27. 00:30
마더 테레사 수녀의 미소
- 정 호 승
여든일곱 생신을 맞아
인도 캘커타 사랑의 선교회 본부 건물 발코니에 나와
몰려든 축하객들에게 두 손을 모으고 답례하는
마더 테레사 수녀의 웃는 사진이
동아일보 일면 머릿기사로 나왔다
나는 아침밥을 먹다가 그 사진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았다
테레사 수녀의 그 웃음이
함죽한 입가에 번진 수줍은 그 미소가
아흔에 돌아가신 내 경주할머니의 미소 같아서
평생을 첨성대 앞 채마밭에서 김을 매시던
반월성 들판에서 쑥을 캐시던
외할머니의 맑은 미소 같아서
그 사진 정성스럽게 오려놓았다
시를 쓰는 내 책상 앞에 붙여놓았다
진정한 사랑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상처 입을 때까지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사랑은 어느 계절에나 열매 맺을 수 있다는
그분의 말씀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