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김남조

봄에게 / 김 남 조

자연을 바라보다 2015. 2. 23. 00:30



* 앵초




봄에게  


                                                     - 김 남 조




1


아무도 안 데려오고

무엇 하나 들고 오지 않은

봄아,

해마다 해마다

혼자서 빈손으로만 

다녀가는

 봄아,

오십 년 살고 나서 바라보니

맨손 맨발에

포스스한 맨머리결





정녕 그뿐인데도

참 어여쁘게

잘도 생겼구나

봄아,







2


잠시 만나

수삼 년 마른 목을 축이고

잠시 찰나에

평생의 마른 목을 축이고

봄 햇살 질펀한 데서

인사하고 나뉘니

인젠

저승길 목마름만 남았구나




봄이여

이승에선 제일로

꿈만 같은 햇빛 안에

나는 왔는가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