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연꽃이었다 / 신 석 정

자연을 바라보다 2015. 7. 13. 00:30





연꽃이었다


                                                          - 신 석 정





그 사람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빛 맑아,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침 나절 연잎 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 위로 굴러 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없이, 수도 없이




그저 그런, 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 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 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