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그 여름의 끝 / 이 성 복
자연을 바라보다
2015. 8. 31. 01:00
그 여름의 끝
- 이 성 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다 한 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
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