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한가위 달이 뜨면 / 박 재 근
자연을 바라보다
2015. 9. 26. 01:00
한가위 달이 뜨면
ㅡ 박 재 근
곱디, 고왔던 어머니
한가위 밝은 달이 동산에 차오르면
산 너머 시집간 달덩이 누나 위해
정화수 한 그릇에 넘치도록 담았으리
밖으로 나가신 아버지
토담 길 따라 마을 어귀까지
헛기침 내뱉으며 하염없이
그림자 하나라도 기다렸으리
두 아들 중 한 놈이라도 오겠지
막차도 가버린 적막한 산촌
온밤을 뒤척이는 풀벌레 소리에
시커멓게 애태웠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