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태주
쑥부쟁이 / 나 태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5. 10. 20. 01:00
쑥부쟁이
- 나 태 주
개울을 거슬러
거슬러 올라오시오
외다리 짚고 서서
고기 찍고 있는 해오라기
두어 마리 만날 수 있을 거요
더 위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오시오
고삐에 매여서도
마른 풀잎 씹고 있는
누렁소 한 마리
검정염소 또 몇 마리
만날 수 있을 거요
물소리 높아졌다가
자즈라지는 곳쯤에서
나를 찾으시오
서리 내린 뒤에도
하늘 향해 웃고 있는
연보랏빛 쑥부쟁이
몇 송이, 그게 나요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씀 있거든
그 쑥부쟁이한테
놓고 가시구려
쑥부쟁이 바람에
고개를 흔들거든
당신의 말씀
알아들은 줄
아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