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태주
민들레 / 나 태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6. 4. 7. 01:00
민들레
- 나 태 주
우주의 한 모서리
스님들 비우고 떠나간 암자
늙은 무당이 흘러, 흘러 들어와
궁둥이 붙이고 사는 조그만 암자
지네 발 달린 햇살들
모이는 마당가 장독대
깨어진 사금파리 비집고
민들레는 또 한번의 생애를
서둘러 완성하고
바람결에 울음을 멀리
멀리까지 날려보내고 있었다
따스한 봄날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