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당단풍 / 김 안 나
자연을 바라보다
2015. 11. 25. 01:00
당단풍
- 김 안 나
내 안에 분명 사랑에 목맨 혼이 있어
하염없이 젖어 내리는 날이면
꼿꼿하던 도도함이 눈 붉게 날뛴다
어쩌다 흐린 불빛에 그림자라도 어른대면
무너진 체면은 담벼락 매달려
애꿎은 손톱 밑 벌겋게 물들이곤 한다
내 안에 분명 사랑에 목맨 혼이 있어
서걱대는 꿈 등줄기 그대로 타고 내리는 날이면
시붉은 가슴 애끓다 정신 줄 놓고 마니
지독한 그 혼령 달래려
산산 들들 자리 걷이로 발이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