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다시 성탄절에 / 홍 윤 숙

자연을 바라보다 2015. 12. 24. 03:00






다시 성탄절에


                                                         - 홍 윤 숙





내가 어렸을 때

12월, 성탄절은 눈이 내리고

눈길 걸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밤

머리맡에 양말 걸어놓고

나비잠 들면

별은 창마다 보석을 깔고

할아버지 굴뚝 타고 몰래 오셨지




지금은 산타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그 아들 2세 산타 아들이

백화점 대문마다 

승용차 타고 오시지만

금테 안경 번쩍이며

에스컬레이터로 오시지만

꽃무늬 포장지에 사랑의 등급 매겨

이름 높은 순서대로 배급도 하시지만




이런 밤

홀로 2천 년 전 그날대로 오시는

예수

어느 큰길 차도에 발묶여 계신가

길 잃고 굶주려 울고 계신가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너 어찌 나를 저버리는가

이 세상 끝에서도 잊지 못하는

내 사랑 이리 아프게 하는가

물래몰래 숨어서

울고 계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