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꽃의 이유 / 정 설 연

자연을 바라보다 2016. 2. 11. 01:00

 



 



 



 * 복주머니꽃(칼세올라리아)- 현삼과





꽃의 이유

 

                                                                      - 정 설 연



햇살의 부리들이

이파리의 연둣빛 눈꺼풀을 쪼아대면

제 몸을 조금씩 뒤채며

한 겹의 또 다른 색이 얹힌 채

따끔거리는 가슴 맞대고 전율이 엉킨다

울컥, 목젖에 걸려 있는

안부를 밀어 올리는 마음은 

꽃봉오리 속으로 시간을 끌어당겨

눈시울로 흘러 들어 가 붙들린 채

그리움이 많은 쪽으로 짙어지며 못내 얼비친다

가슴에 무언가 가득해진다는 것은

서로의 눈동자 속에 담긴 안부의 걸음걸이가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 보는 것이다

스며들어 꽃을 피우며

내 안에 머물고 네 안에 머무는

마음이 보인 것도 그때였을 것이다

꽃피듯 한 번씩 그대 마음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