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그냥 / 정 현 종

자연을 바라보다 2016. 6. 30. 01:00





그냥


                                                 - 정 현 종





느닷없이, 미안합니다

뜻이 있는 데 길이 있어서 그럽니다

맘대로 하라시지만

어렵습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시지만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시지만

길이 어디 있습니까

아니까 갑니까

가는 게 아닙니까

좋습니다

뜻대로 하십시오




나는 사랑합니까

대답해 주십시오

그 대답이 접니다

그래도 우리가 고개 숙이는 만큼의

이 땅의 인력(引力)을

운명으로 사랑합니다




사랑의 기쁨은 어느덧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 영원히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