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오래된 농담 / 이 재 무

자연을 바라보다 2016. 8. 14. 01:00






오래된 농담


                                                                            - 이 재 무



바위의 허리에 매달려 소용돌이치며

크게 울고 있는 물방울은

어제 바닥이 험한 냇가를 걸어왔다

그러나 나는 안다 먼 훗날

저 물방울은 아주 고요한 얼굴로

강의 하류를 한가롭게 걸어갈

것이란 것을 三一樹下 떠돌이

건달인 나는 어제 강의 상류에서

허리가 반쯤 꺾인 채 생을 접고

울고 있는 꽃 한 송이 보고 왔다

그런데 오늘 바람도 없는데 길가

풀 한 포기 웃자란 키 우쭐거리며

방자하게 웃고 있다 오,님이여,

새삼 생각하노니 삶이란

얼마나 넓고도 깊은 농담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