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창 / 홍 윤 숙
자연을 바라보다
2016. 8. 30. 01:00
창
- 홍윤숙
창은 열려 있어야 한다
닫힌 창은 창이 아니다
환히 열린 창 앞에 서면
미지의 먼 나라들이
뭇별로 떠오르고
끝없이 아득한 길들이 나를 불렀다
나는 넓은 세상 길 위에서
수만 날을 꿈꾸며 떠돌았다
지친 여로의 날 저물고
아득한 마을 등불 켜지면
키 낮은 굴뚝에서
하얀 저녁 연기 모라모락 피어오르는
고향집 그리워
거기 언제나 가슴 환히 열린 창
돌아갈 집이 있어
지상의 날들 비 오고 바람 차도
행복했다
창, 영원히 열려 있는 자유의 출구
창은 날마다 포구가 되고
수만 리 길 돌아가는
원항선의 등대가 된다
내 생애의 발고 따뜻하던
그리운 창
나는 너의 창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