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꽃에 바치는 시 / 장 석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6. 10. 22. 01:00





꽃에 바치는 시 


                                                 - 장 석 주





마침내 뿌리가 닿은 곳은 

메마른 흙이 가두고 있는 

세상이 가장 어두운 시절이다. 




흙 속에 길 찾지 못한 죽음들 

흙 속에 주체할 수 없는 욕정들 

흙 속에 죄 많은 혼령들 

흙 속에 나쁜 욕망들 




저렇게 많이 피어 있는 꽃들이 

세상 가장 어두운 시절의 

죽음들과 욕정들과 혼령들과 운명들을 품고 

피어난 것이라고 

누가 믿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