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부르고 싶은 이름 / 오 광 수

자연을 바라보다 2016. 11. 11. 01:00






부르고 싶은 이름


                                                 - 오광수 




가을 바람이 억새 위를 지나가며

숨어있던 그리움을 부르면 

노란 은행잎에  이름을 적어가며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





보고픔이 가을 산에 내려앉아

아름다운 그 사람 얼굴이 되고

꿈인 듯 다가오는 이 맑고 신선함은

정말 부르고 싶은 사람의 향기인데

어디쯤에 계신가요?

얼마나 크게 하면 들리는가요?

입에다 두 손모으고 부르면

후두둑

사랑 못다한 나뭇잎만 떨어집니다.





부르다가 그 이름이 허공이 되고

부르다가 내 가슴이 멍이 들어도

노란 은행잎에 적힌 이름을 보며

그렇게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