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푸른 곰팡이 / 이 문 재

자연을 바라보다 2013. 8. 10. 00:30








푸른 곰팡이

                 

                                             - 이 문 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 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