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 성 우

자연을 바라보다 2013. 9. 22. 00:30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 성 우






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마르면서 젖어가는 울음소리가 명명하게 들려왔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다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