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김남조

사랑의 말 / 김 남 조

자연을 바라보다 2013. 11. 16. 00:30

 

 

 

 

 

 

사랑의 말

                                  - 김 남 조

 

(1)

사랑은

말하지 않는 말

아침해 단잠을 깨우듯

눈부셔 못 견딘

사랑 하나

입술 없는 영혼 안에

집을 지어

집을 지어

대문 중문 다 지나는

맨 뒷방 병풍 너메

숨어 사네


옛 동양의 조각달과

금빛 수실 두르는 별들처럼

생각만이 깊고

말하지 않는 말

사랑 하나

 

 


(2)

사랑을 말한 탓에

천지간 불붙어 버리고

그 벌(罰)이 시키는 대로

세상 양끝에 나늬었었네

한평생

다 저물어

하직삼아 만났더니

아아 천만번 쏟아 붓고도

진홍인 노을


사랑은

말해 버린 잘못조차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