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호승

소록도에서 온 편지 / 정 호 승

자연을 바라보다 2014. 2. 25. 00:30

 

 

 

 

소록도에서 온 편지

 

                                                             - 정 호 승

 

 

 

 

팔 없는 팔로 너를 껴안고

발 없는 발로 너에게로 간다

개동백나무에 개동백이 피고

바다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

손 없는 손으로 동백꽃잎마다 주워

한 잎 두 잎 바다에 뛰우나니 받으시라

팔 없는 팔로 허리를 두르고

발 없는 발로 함께 걷던 바닷가를

동백꽃잎 따라 성큼성큼 걸어오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