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 / 정 호 승

자연을 바라보다 2014. 4. 18. 00:30

 

 

 

* 식나무꽃 수꽃

 

 

 

 

 

부치지 않은 편지

 

                                                          - 정 호 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은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