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첫치마 / 김 소 월

자연을 바라보다 2014. 4. 8. 00:30

 

 

 




첫치마


                                                    - 김 소 월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라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라, 가는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