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꽃 / 이 육 사

자연을 바라보다 2014. 5. 17. 00:30

 

 

* 선인장 옹옥(翁玉)

 

 

 

 

 

                                                    - 이 육 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 땅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