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그애 / 함 형 수
자연을 바라보다
2014. 6. 9. 00:30
* 해당화
꽃말 : 온화, 당신의 매력에 끌립니다
그애
- 함 형 수
내만 집에 있으면 그애는 배재밖 전신(電信)ㅅ대에 기댄 채 종시
들어오질 못하였다
바삐 바삐 새하얀 운동복을 갈아입고 내가 웃방문으로 도망치는
것을 보고야 그애는 우리 집에 들어갔다
인제는 그애가 갔을 쯤 할 때 내가 가만히 집으로 들어가 얼굴을
붉히고 어머니에게 물으면 그애는 어머니가 권하는 고기도 안 넣
은 시래기 장물에 풋콩 조밥을 말아 맛있게 먹고 갔다고 한다
오랫만에 한번씩 저의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우리 집에 오던 그애는
우리 집에 오는 것이 좋았나? 나빴나?
퉁퉁한 얼굴에 말이 없던 그 애- 그애의 이름은 무어라고 불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