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백목련 / 이 해 인

자연을 바라보다 2012. 4. 25. 08:38



백목련  /이해인





꼭 닫혀있던 문이기에

더욱 천천히 

조심스레 열리네



침묵 속에 키워둔 말

처음으로 꽃을 피우며

하늘 보는 기쁨이여



누구라도 사랑하고

누구라도 용서하는

어진 눈빛의 여인



미운 껍질을 깨듯

부질없는 욕심을 밀어내고

눈부신 아름다움도

겸허히 다스리며

서 있는 모습 그대로

한 송이 시가 되는 백목련



예수 아기 안은 성모처럼

가슴을 활짝 열고

하늘을 담네

모든 이를 오라 하네.

 

 


 

 

 

* 인간의 죄를 닮은 듯한 딱딱하고 거친 껍질을 밀어내고

아주 천천히 얼굴을 내미는 그 부드러운 꽃잎을 보고

" 아  아! "  탄성을 질렀지요

그토록 우아하고 아름다운 눈빛에 나는 그만 주늑이 들어

어쩔줄을 몰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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