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곽 민 숙 봄날 ㅡ곽 민 숙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유리 알갱이 따갑다 발밑에서 꼬물거리는 새 생명의 기척 간지럽다 사방에 떠다니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 행복하다 시이야기 2018.04.13
동백이 활짝 / 송 찬 호 동백이 활짝 - 송찬호 ​ 마침내 사자가 솟구쳐 올라 꽃을 활짝 피웠다. 허공으로의 네 발 허공에서의 붉은 갈기 나는 어서 문장을 완성해야만 한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시이야기 2018.03.05
바람 속에 답이 있다 / 밥 딜런 바람 속에 답이 있다 -밥 딜런 얼마나 많은 길을 걷고 나서야 그는 진정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비둘기는백사장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포탄이 휩쓸고 나서야 세상에 영원한 평화가 찾아올까...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야 다른 .. 시이야기 2018.03.02
서두르지 마라 / 슈와프 서두르지 마라 - 슈와프 ​ ​ 경험이 풍부한 노인은 곤란한 일에 부딪혔을 때, 서두르지 말고 내일까지 기다리라고 말한다. ​ 사실, 하루가 지나면 좋든 나쁘든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 노인은 시간의 비밀을 알고 있다. ​ 사람의 힘으로는 해결 못할 일들을 시간이 해.. 시이야기 2018.02.28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 광 섭 가을이 서럽지 않게 김광섭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볼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주.. 시이야기 2017.09.08
나의 연못 나의 요양원 / 황 지 우 나의 연못 나의 요양원 - 황 지 우 목욕탕에서 옷 벗을 때 더 벗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다 나는 나에게서 느낀다 이것 아닌 다른 생으로 몸 바꾸는 환생을 꿈꾸는 오래된 배롱나무 탕으로 들어가는 굽은 몸들처럼 연못 둘레에 수령 이백년 백일홍 나무들 구부정하게 서 있다 만개한 8월 紫.. 시이야기 2017.08.25
처서 / 문 태 준 처서處暑 -문태준 얻어온 개가 울타리 아래 땅그늘을 파댔다 짐승이 집에 맞지 않는다 싶어 낮에 다른 집에 주었다 볕에 널어두었던 고추를 걷고 양철로 덮었는데 밤이 되니 이슬이 졌다 방충망으로는 여치와 풀벌레가 딱 붙어서 문설주처럼 꿈적대지 않는다 가을이 오는가, 삽짝까지 심.. 시이야기 2017.08.23
8월의 종소리 / 천 상 병 8월의 종소리 - 천상병 저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 땅의 소리인가? 하늘 소리인가? 한참 생각하니, 종소리. 멀리 멀리서 들리는 소리. 저 소리는 어디까지 갈까? 우주 끝까지 갈지도 모른다. 땅속까지 스밀 것이고, 천국에서도 들릴 것인가? 시이야기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