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 재 진 풀 - 김 재 진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 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 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저토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 詩김재진 2017.06.07
토닥 토닥 / 김 재 진 토닥 토닥 - 김 재 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詩김재진 2015.02.08
추워요 / 김 재 진 추워요 - 김 재 진 추워요 한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장작불이 타는 소릴 엿들어요 젊은 날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길마다 눈이 덮여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어요 추워요 우리가 가진 성냥개비론 따뜻해질 수 없어요 눈이 내려 우리의 작은 길은 끊어지고 말았어요 기도소리 하나 떠오르지 않.. 詩김재진 2015.01.07
꽃자국 / 김 재 진 *구절초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 분포 : 아시아 서식 : 산기슭, 풀밭 크기 : 약 50cm 꽃말 : 어머니의 사랑, 고상함 밝음, 순수, 우아한 자태. 색상 : 흰색, 연분홍색. 개화시기 : 9~10월 꽃자국 - 김 재 진 꽃핀다 나는 아무 말 할 수가 없다 아무 노래도 부를 수 없다 기어코 지고 말 저것들이 .. 詩김재진 2014.10.02
산다는 게 뭔데 / 김 재 진 * 물배추 산다는 게 뭔데 - 김 재 진 신경아 너는 얼마나 견딜까 어제와 오늘의 경계, 아니면 오늘과 내일이 갈라지는 아슬아슬한 순간을 심지처럼 태우고 있는 내 신경아 너는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행여 그것이 꿈이라 해도 그것이 행여 착각이라 해도 희망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 詩김재진 2014.08.03
나 / 김 재 진 나 - 김 재 진 누구인가? 그림자처럼 따르며 가만히 나를 지켜보는 눈은, 머리 흔들어 떨쳐내려 해도 내 속에 누군가 숨어 있다 숨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나는? 나는 도대체 어디서? 언제부턴가 나는 내가 온 곳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갈 어딘가를 생각하기 .. 詩김재진 2014.07.31
시간에 내리는 비 / 김 재 진 시간에 내리는 비 - 김 재 진 이 시간 지나고 나면 어떤 시간 올까? 시간은 예측할 수가 없다 발달하는 과학이 무슨 소용이랴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의 변덕 코 앞에 온 시간의 예측불허 도대체 아무것도 알 수 있는 게 없다 철없는 아이들은 잠들고 지금쯤 집으로 돌아올 수 없는 내 마음 어.. 詩김재진 2014.07.30
어머니 / 김 재 진 어머니 - 김 재 진 엄마, 우리 엄마, 하고 불러봅니다. 철들고, 어느새 나이 마흔 후딱 넘어 한번도 흘려보지 않은 눈물 흐릅니다. 정월 대보름입니다. 마흔 넘어 처음 보는 보름달입니다. 눈 내린 듯 환한 밤길 걸어 술 받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달아, 달 본 지 십 년도 이십 년도 더 된 것.. 詩김재진 2014.02.14
추워요 / 김 재 진 추워요 - 김 재 진 추워요 한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장작불이 타는 소릴 엿들어요 젊은 날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길마다 눈이 덮여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어요 추워요 우리가 가진 성냥개비론 따뜻해질 수 없어요 눈이 내려 우리의 작은 길은 끊어지고 말았어요 기도소리 하나 떠오르지 않.. 詩김재진 2014.02.13
나무 / 김 재 진 * 배롱나무(목백일홍) 나무 - 김 재 진 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국으로 번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갈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세파에 치어 각양각색인 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 .. 詩김재진 2013.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