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피다 / 목 필 균 동백꽃 피다 - 목필균 네 이름 석자를 분해한다 뚝뚝 떼어낸 자음과 모음을 잘게 부순다 다시 조합할 수 없는 네 이름의 분말들 허공으로 날려보낸다 분해된 이름 대신 가슴에 선혈로 피어난 꽃 이별보다 사랑이 더 아프다 詩목필균 2018.03.01
8월 / 목 필 균 8월 - 목필균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詩목필균 2017.08.14
아름다운 사람들 / 목 필 균 아름다운 사람들 - 목필균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는데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별 한 점 없는 캄캄한 가슴에 빛이 되어주는 사람 비켜 설 수 없는 길에서 편하게 기대고 싶은 사람 얼굴 마주 한 일이 없어도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 먼먼 기억의 늪 속에 나를 꺼내어 손잡아 주는 .. 詩목필균 2017.07.25
담쟁이 / 목 필 균 담쟁이 - 목필균 누구냐 내 마음의 벽을 잡고 올라서는 너는 7월 태풍, 모진 비바람 속에도 허공을 잡고 올라서는 집착의 뿌리 아득히 떠내려간 내 젊음의 강물 쉼 없이 쌓여진 바람벽을 기어오르는 무성한 그리움의 잎새 어느새 시퍼렇게 물든 흔들림으로 마음을 점령해가는 네 따뜻한 .. 詩목필균 2017.07.12
1월 / 목 필 균 1월 - 목 필 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 詩목필균 2017.01.03
붉은 연꽃 / 목 필 균 붉은 연꽃 - 목 필 균 살아온 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찌 알 수 있을까 꼭 다문 붉은 입술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네 발자국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보시라고 진흙 뻘에 발 묻고도 붉은 꽃등으로 켜지는 너 詩목필균 2016.08.26
7월 / 목 필 균 * 베들레헴 7월 - 목 필 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 선 반환점에 무리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들겠지.. 詩목필균 2016.07.18
6월의 달력 / 목 필 균 * 빈도리 6월의 달력 - 목 필 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詩목필균 2016.06.08
아카시아를 위한 노래 / 목 필 균 아카시아를 위한 노래 - 목 필 균 가자, 이젠 기다림도 소용없어 만개한 오월이 너를 끌고 더 길어질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걸 쪼로록 쌍으로 줄지어 펴진 잎새 사이 총총히 하얀 꽃 숭어리 흐드러져도 떠날 사람 다 떠난 텅 빈 시골길 네 향기 분분한 들 누가 알까 가자 눈먼 그리움도 소.. 詩목필균 2016.05.25
오월 어느 날 / 목 필 균 * 산딸나무 오월 어느 날 - 목 필 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 詩목필균 201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