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스승 / 목 필 균 참스승 - 목 필 균 꽃 이름만 배우지 마라 꽃 그림자만 뒤쫓지 마라 꽃이 부르는 나비의 긴 입술 꽃의 갈래를 열어 천지(天地)를 분별하라 몸으로 보여주는 이 詩목필균 2016.05.15
벚꽃나무 / 목 필 균 벚꽃나무 - 목 필 균 잎새도 없이 꽃피운 것이 죄라고 봄비는 그리도 차게 내렸는데 바람에 흔들리고 허튼 기침소리로 자지러지더니 하얗게 꽃잎 다 떨구고 서서 흥건히 젖은 몸 아프다 할 새 없이 연둣빛 여린 잎새 무성히도 꺼내드네 詩목필균 2016.05.03
12월의 기도 / 목 필 균 12월의 기도 - 목 필 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 詩목필균 2015.12.08
시월 / 목 필 균 시월 - 목 필 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널면 허물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詩목필균 2015.10.02
8월 / 목 필 균 *새깃유홍초(솔잎) 8월 - 목 필 균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詩목필균 2015.08.03
능소화 / 목 필 균 능소화 - 목 필 균 궁녀가 되어 궁으로 들어간 소화가 임금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죽어 담장에 묻혀진 후에 피어났다는 꽃 그 그리움 아직도 시들지도 않아 담을 타고 넘는 가지 끝까지 조롱조롱 피어나던 꽃송이들이 떨어져서도 나팔을 분다 칠월 햇살 그 뜨거움으로 주황빛 향기를 익혀 .. 詩목필균 2015.07.09
붉은 연꽃 / 목 필 균 붉은 연꽃 - 목 필 균 살다 온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찌 알 수 있을까 꼭 다문 붉은 입술 만으로는 짐작 할 수 없는 네 발자국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보시라고 진흙 뻘에 발 묻고도 붉은 꽃등으로 켜지는 너 詩목필균 2015.07.07
푸른 6월 / 목 필 균 푸른 6월 - 목 필 균 내게도 저런 시퍼런 젊음이 있었던가 풀빛에 물든 세상 떠들썩한 세상이 온통 풀빛이다 흥건하게 번져오는 녹음이 산을 넘다가 풍덩 강에 빠진다 푸르게 물든 강물 푸르게 물든 강물이 또르르 아카시아 향기 말아 쥐고 끝없이 길을 연다 눈으로 코끝으로 혀끝으로 푸.. 詩목필균 2015.06.19
내 마음에 연등을 달고 / 목 필 균 내 마음에 연등을 달고 - 목 필 균 여린 바람에도 흔들리는 마음 힘겹게 부려놓는다 법당으로 들어서는 가지 많은 나무 몸에서 나는 절은 때 향을 피워 가리고 백 팔 배로 머리 속을 지운다 합장하는 두 손 꿇어앉는 두 무릎 바닥에 닿은 백 여덟 번의 이마들 탐욕을 먹으면 탐욕을 잘라내.. 詩목필균 2015.06.16
섬초롱꽃 / 목 필 균 섬초롱꽃 - 목 필 균 끝없는 푸른 물결 투명한 하늘 울릉도가 고향인 섬초롱꽃 도심지 꽃밭에 피어났다 하얗게 울리는 종소리 말없음표가 도막지며 고주파로 퍼진다 하나아, 두울, 세엣, 오늘 앞에 어제가 오늘 뒤에 내일이 조롱조롱 매달린다 詩목필균 201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