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위로 / 이 해 인 작은 위로 - 이 해인 잔디밭에 쓰러진 분홍색 상사화를 보며 혼자서 울었어요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주시구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보고 싶은 하느님 오늘은 하루 종일 꼼짝을 못 하겠으.. 이해인 2017.08.21
여름 일기 / 이 해 인 여름 일기 - 이해인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용서하며 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해인 2017.08.12
향기로운 하루를 위해 / 이 해 인 향기로운 하루를 위해 - 이해인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모두 이 향기에 취하는 특권을 누려야 하리라 아무리 바빠도 책을 읽는 기쁨을 꾸준히 키워나가야만 속이 꽉 찬.. 이해인 2017.06.19
6월엔 내가 / 이 해 인 6월엔 내가 - 이 해 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 이해인 2017.06.08
5월의 시 / 이 해 인 5월의 시 - 이 해 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요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씩세 하십시요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 이해인 2017.05.10
꽃샘 바람 / 이 해 인 꽃샘 바람 - 이해인 속으론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짓 모른채하던 어느 옛친구를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한 냉랭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며서 얄밉도록 오래 부는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 싶다 이해인 2017.03.07
봄 인사 / 이 해 인 봄 인사 - 이해인 새소리 들으며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 인사드립니다 계절의 겨울 마음의 겨울 겨울을 견디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까치가 나무 꼭대기에 집 짓는 걸 보며 생각했습니다 다시 시작하자 높이 올라가자 절망으로 내려가고 싶을 때 우울하게 가라앉고 싶을 때 모든 이.. 이해인 2017.02.24
나팔꽃 / 이 해 인 나팔꽃 - 이해인 - 해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올린 한송이 소망끝에 내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順命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 이해인 2016.08.27
봄편지 / 이 해 인 봄편지 - 이 해 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 이해인 2016.05.06
제비꽃 연가 / 이 해 인 제비꽃 연가 - 이 해 인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다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 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 이해인 201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