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김재진

추워요 / 김 재 진

자연을 바라보다 2014. 2. 13. 00:30

 

 

 

 

추워요

 

                                                            - 김 재 진

 

 

 

 

추워요

한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장작불이 타는 소릴 엿들어요

젊은 날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길마다 눈이 덮여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어요

추워요

우리가 가진 성냥개비론

따뜻해질 수 없어요

눈이 내려 우리의 작은 길은

끊어지고 말았어요

기도소리 하나 떠오르지 않고

우리가 그려놓은

교회당의 탑, 종소리, 나무들,

작은 오두막집 위로

무섭게 눈만 내리네요

그 높던 하늘이 조각조각 떨어져

꺼져가고 있어요

추워요

자꾸 벽을 쌓고 다시 허무네요

유리창을 흔들고

꿈속에서 뛰쳐나와요

더 높이높이 눈 계단을 만들어요

무너지는 집들의 어깨를 타고

한꺼번에

얼어붙은 마음들을 깨우는 거예요

두려워하지 말아요

집을 세우고 다시

눈사람도 만들어요

 

 

 

 

 

'詩김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에 내리는 비 / 김 재 진  (0) 2014.07.30
어머니 / 김 재 진  (0) 2014.02.14
나무 / 김 재 진  (0) 2013.10.08
가을 그림자 / 김 재 진  (0) 2013.10.05
가을입니다 / 김 재 진  (0) 201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