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 오세영 6월 - 오세영 ​ ​바람은 꽃 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채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 시이야기 2017.06.09
일어서라 풀아 / 강 은 교 일어서라 풀아 - 강 은 교 일어서라 풀아 일어서라 풀아 땅 위 거름이란 거름 다 모아 구름송이 하늘 구름송이들 다 끌어들여 끈질긴 뿌리로 긁힌 얼굴로 빛나라 너희 터지는 목청 목청 어영차 천지에 뿌려라 이제 부는 바람들 전부 너희 숨소리 지나온 것 이제 꾸는 꿈들 전부 너희 몸에 .. 시이야기 2017.06.06
풀잎 / 박 성 룡 풀잎 -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이라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 시이야기 2017.05.18
푸른 이야기 / 전 봉 건 <푸른 이야기 - 전봉건 오늘부터 당신의 마음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들이 있습니다. 오늘부터 푸른 당신은 무엇이든지 다 가집니다. 보십시오. 오늘부터 당신의 푸른 마음 하늘에는 종달이 푸른 마음 들에는 꽃 푸른 마음 강에는 물새가 있습니다. 시이야기 2017.05.15
오월이 오면 / 황 금 찬 오월이 오면 - 황 금 찬 언제부터 창가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오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 시이야기 2017.05.09
지게 / 반 기 룡 지게 -반기룡 자취방에 쌀을 나르던 지게 피와 땀과 눈물이 얼룩진 지게 싸리 냄새가 콧잔등 간지르던 지게 아버지의 등가죽을 벗겨 놓던 지게 두엄과 쓰레기를 저 멀리 옮기던 지게 애환과 열정이 무럭무럭 교차하던 지게 삼촌 하숙비 실어 나르며 봉사에 투철하던 지게 서울 큰 댁에 쌀.. 시이야기 2017.05.08
쥐오줌풀 / 문 효 치 쥐오줌풀 - 문효치 나는 오줌이 아니다 나를 오줌이라고 하는 자들에게 핏대를 올리며 반항한다 나를 밟고 가는 자들아 너네들이 쥐오줌이다 너네들의 발에서는 고랑내와 지린내가 난다 내 발에서는 향내가 나는데 내가 어찌 쥐오줌인가 아무리 외치고 고함쳐도 들어주지를 않는구나 너.. 시이야기 2017.05.06
사월 / 김 현 승 사월 -김 현 승 플라타너스의 순들도 아직 어린 염소의 뿔처럼 돋아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시는 그들 첨탑 안에 든 예언의 종을 울려 지금 파종의 시간을 아뢰어 준다. 깊은 상처에 잠겼던 골짜기들도 이제 그 낡고 허연 붕대를 풀어 버린 지 오래이다. 시간은 다시 황금의 빛을 얻고, 의.. 시이야기 2017.04.21
곡우 / 조 예 린 곡우 - 조예린 동남풍 좋은 바람 서리 담가 둔 님 그린 눈물다이 맑은 淸明酒 더운 피 품에 안아 술병 다숩고 뒷산 연한 죽순 뜯어 놓았네 산마다 산메나리 들엔 들메나리 흙고무신 채마밭엔 씨앗이 트고 곡우날 고마운 비 돌아오는데 하물며 그린 님도 정녕 오겠네 바라맞는 산마루엔 실.. 시이야기 2017.04.20
은방울 꽃 / 김 승 기 은방울 꽃 - 김승기 사는 일에 힘이 부쳐 내 몸 하나 세우기 버거울 때마다 너를 만나러 간다 산의 품에 안기어 이미 마음이 고요로운데 종소리로 다가오는 하얀 웃음이 가슴 속을 후려치는구나 그래 어떻니 찾아오는 길이 더 힘들었지 그렇게 사는거야 모든 세상살이 다를 게 없어 누군.. 시이야기 2017.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