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풀잎 / 박 성 룡

자연을 바라보다 2017. 5. 18. 08:35

 

풀잎

 

-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이라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 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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