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6월 / 오세영

자연을 바라보다 2017. 6. 9. 01:00





6월


                                                  - 오세영




​바람은 꽃 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채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른 울음 우는밤

​나는 들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숲더러 길이다 하고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아 아

​어디로 가야 하나요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것을

​숨막힐듯 숨막힐듯 푸른 연기 헤치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로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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