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일어서라 풀아 / 강 은 교

자연을 바라보다 2017. 6. 6. 01:00






일어서라 풀아

                                                 - 강 은 교




일어서라 풀아 

일어서라 풀아 

땅 위 거름이란 거름 다 모아 

구름송이 하늘 구름송이들 다 끌어들여 

끈질긴 뿌리로 긁힌 얼굴로 

빛나라 너희 터지는 

목청 목청 어영차 

천지에 뿌려라 





이제 부는 바람들 

전부 너희 숨소리 지나온 것 

이제 꾸는 꿈들 

전부 너희 몸에 맺혀 있던 것 

저 바다 집채 파도도 

너희 이파리 스쳐왔다 

너희 그림자 만지며 왔다 





일어서라 풀아 

일어서라 풀아 

이 세상 숨소리 빗물로 쏟아지면 

빗물 마시고 

흰 눈으로 펑펑 퍼부으면 

가슴 한아름 

쓰러지는 풀아 

영차 어영차 

빛나라 너희 

죽은 듯 엎드려 

실눈 뜨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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