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 송 몽 규 밤 - 송 몽 규 고요히 침전된 어둠 만지울듯 무거웁고 밤은 바다보다 깊구나 홀로 헤아리는 이 맘은 험한 산길을 걷고 나의 꿈은 밤보다 깊어 호수군한 물소리를 뒤로 멀-리 별을 쳐다 쉬파람 분다 시이야기 2017.08.15
고독의 깊이 / 기 형 도 孤獨(고독)의 깊이 - 기형도 한차례 장마가 지났다. 푹푹 파인 가슴을 내리쓸며 구름 자욱한 江(강)을 걷는다. 바람은 내 외로움만큼의 重量(중량)으로 肺腑(폐부) 깊숙한 끝을 부딪는다 傷處(상처)가 푸르게 부었을 때 바라보는 江(강)은 더욱 깊어지는 法 그 깊은 江(강)을 따라 내 食事(식.. 시이야기 2017.08.11
또 한 여름 / 김 종 길 또 한 여름 -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시이야기 2017.08.09
칠팔월 / 문 태 준 *비둘기낭폭포 칠팔월 - 문 태 준 여름은 흐르는 물가가 좋아 그곳서 살아라 우는 천둥을, 줄렁줄렁하는 천둥을 그득그득 지고 가는 구름 누운 수풀더미 위를 축축한 배를 밀며 가는 물뱀 몸에 물을 가득 담고 있는, 불은 계곡물 새는 안개 자욱한 보슬비 속을 날아 물버들 가지 위엘 앉는.. 시이야기 2017.07.28
7월의 작은 기도 / 정 연 복 7월의 작은 기도 - 정연복 나무마다 무성한 초록 이파리들 무더위와 소낙비 속에 더욱 푸르러 갑니다. 내 삶의 열기 서서히 뜨거워지게 하소서 나의 가슴속에 사랑의 소낙비 내리게 하소서. 시이야기 2017.07.23
7월 / 오 세 영 7월 - 오 세 영 바다는 무녀(巫女) 휘말리는 치마폭 바다는 광녀(狂女) 산발(散髮)한 머리칼, 바다는 처녀(處女) 푸르른 이마, 바다는 희녀(戱女) 꿈꾸는 눈, 7월이 오면 바다로 가고 싶어라, 바다에 가서 미친 여인의 설레는 가슴에 안기고 싶어라. 바다는 짐승, 눈에 비친 푸른 그림자. 시이야기 2017.07.21
7월 / 반 기 룡 7월 - 반 기 룡 푸른색 산하를 물들이고 녹음이 폭격기처럼 뚝뚝 떨어진다 길가 개똥참외 쫑긋 귀기울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토란 잎사귀에 있던 물방울 또르르르 몸을 굴리더니 타원형으로 자유낙하한다 텃밭 이랑마다 속알 탱탱해지는 연습을 하고 나뭇가지 끝에는 더 이상 뻗을 여백.. 시이야기 2017.07.18
7월, 아침밥상에 열무김치가 올랐다 / 김 종 해 7월, 아침밥상에 열무김치가 올랐다 - 김 종 해 흙은 원고지가 아니다. 한 자 한 자 촘촘히 심은 내 텃밭의 열무씨와 알타리무씨들 원고지의 언어들은 자라지 않지만 내 텃밭의 열무와 알타리무는 이레만에 싹을 낸다 간밤의 원고지 위에 쌓인 건방진 고뇌가 얼마나 헛되고 헛된 것인가를 .. 시이야기 2017.07.07
희망 / 브리만 퀸 희망 - 브리만 퀸 주변에 온통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모두가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느껴질 때도. 참혹한 절망감이 뼛속까지 스며들고, 매번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할 때도. 계속 나아가라. 절대로 멈추지 마라. 한줄기 희망만 있으면, 이 고비를 지날 수 있다. 살고자 하는 의지를 .. 시이야기 2017.07.03
6월의 기도 / 정 연 복 6월의 기도 - 정 연 복 날로 짙어 가는 초록 이파리들 따라 나의 생도 조금씩 깊어지게 하소서. 쓸쓸히 지는 장미꽃 덤불 아래 내 목숨의 끝 생각하게 하소서. 시이야기 2017.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