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님

우는 때 / 한 용 운

자연을 바라보다 2015. 5. 21. 00:30




*광교산 봉녕사





우는 때


                                                                 - 한 용 운





꽃 핀 아침, 달 밝은 저녁, 비 오는 밤, 그때가 가장

님 그리운 때라고 남들은 말합니다

나도 같은 고요한 때로는, 그때에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말하고 노는 때에,

더 울게 됩니다

님 있는 여러 사람들은 나를 위로하여 좋은 말을 합니다

마는, 나는 그들의 위로하는 말을 조소로 듣습니다

그때에는 울음을 삼켜서, 눈물을 속으로 창자를 향하여 

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