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 박 팔 양
동지를 북쪽으로 떠나보낸 후
나는 그대가 그리워 울었노라
북두칠성 기울어진
겨울 새벽에
나의 벼개는
몇 번이나 눈물에 젖었든고!
북쪽나라
피로 물둘인 거리로
목숨과 함께 애쓰며 방황하는 그대의 모양이
생시에도 몇 번 꿈에도 몇 번
나의 머리를 왕래하였었노라
어느 서리 많이 온
이른 겨울날 아침에
검은 까마귀 한 마리
북쪽으로 울고 가더니
몇 일이 못 되어 그대의 몸이
어름같이 찬 시체가 되어
이 나라로 이 벌판으로
오! 그대는 돌아왔도다!
눈송이 날리는 북국의
피를 피로 나꾸는 마당에서
열정에 떠는 가슴을 안고
그대는 얼마나 수고하였든가
동무여
나는 그대의 관위에 놓을
아무 선물도 없노라
그러나 나는 그대의 찬 입술에
' 영원한 승리 자여! ' 하고
입맞춘 후
드거운 나의 눈물을 바치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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