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동지 / 박 팔 양

자연을 바라보다 2016. 12. 28. 01:00






동지


                                    - 박 팔 양




동지를 북쪽으로 떠나보낸 후

나는 그대가 그리워 울었노라

북두칠성 기울어진

겨울 새벽에

나의 벼개는

몇 번이나 눈물에 젖었든고!




북쪽나라 

피로 물둘인 거리로

목숨과 함께 애쓰며 방황하는 그대의 모양이

생시에도 몇 번 꿈에도 몇 번

나의 머리를 왕래하였었노라




어느 서리 많이 온 

이른 겨울날 아침에 

검은 까마귀 한 마리

북쪽으로 울고 가더니




몇 일이 못 되어 그대의 몸이

어름같이 찬 시체가 되어

이 나라로 이 벌판으로

오! 그대는 돌아왔도다!




눈송이 날리는 북국의 

피를 피로 나꾸는 마당에서

열정에 떠는 가슴을 안고

그대는 얼마나 수고하였든가




동무여

나는 그대의 관위에 놓을 

아무 선물도 없노라

그러나 나는 그대의 찬 입술에

' 영원한 승리 자여! ' 하고

입맞춘 후

드거운 나의 눈물을 바치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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