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떠도는 자의 일기 / 강 남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6. 6. 11. 01:00





떠도는 자의 일기


                                                     - 강 남 주




흔적 없는 바람이나 구름으로

내 그대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흔들리며 떠돌다가

졸고 있는 그대의 풍경소리로 깨어나고

메마른 가슴 적시는 비로 내려

그대의 덧없는 옛날이고 싶다

나를 잊은 떠돌이의 손수건으로

오래토록 애잔하게 나부끼다가,

그대를 맴돌며 여윌 수 있게

캄캄한 속을 헤매다가,

흔적 없는 바람이나 구름으로

내 이제 그대 곁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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