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모닥불 / 문 태 준

자연을 바라보다 2016. 11. 29. 01:00




모닥불 



                                                          - 문태준 





비질하다 되돌아본 

마당 저켠 하늘 

  




벌떼가 뭉텅, 뭉텅 

이사 간다 





어릴 때 

기름집에서 보았떤 





깻묵 한덩어리, 혹은 





누구의 큰 손에 들려 옮겨지는 

둥근 항아리들 





서리 내리기 전 

시루와 솥을 떼어 





하늘이불로 돌돌 말아 




밭두렁길을 지나 

휘몰아쳐가는 

이사여, 





아, 하늘을 지피며 옮겨가는 

따사로운 모닥불!




'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무 / 장 석 주  (0) 2016.12.03
12월 / 장 석 주  (0) 2016.12.01
길을 걷다가 / 홍 윤 숙  (0) 2016.11.28
슬픔 / 정 현 종  (0) 2016.11.26
모과 / 서안나  (0) 20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