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 문태준
비질하다 되돌아본
마당 저켠 하늘
벌떼가 뭉텅, 뭉텅
이사 간다
어릴 때
기름집에서 보았떤
깻묵 한덩어리, 혹은
누구의 큰 손에 들려 옮겨지는
둥근 항아리들
서리 내리기 전
시루와 솥을 떼어
하늘이불로 돌돌 말아
밭두렁길을 지나
휘몰아쳐가는
이사여,
아, 하늘을 지피며 옮겨가는
따사로운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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