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자연을 바라보다 2016. 11. 9. 01:00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고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 있음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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