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절벽 / 이 상

자연을 바라보다 2014. 4. 11. 00:30

 

* 라일락

 

 

 

절벽

 

                                                   - 이 상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이 향기롭다. 향기가 만개 한다.

나는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 속에 나는 들어 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 꽃이 향기롭다. 꽃은 보이지 않는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잊어버리고 재차 거기 표혈을 판다.

묘혈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로 나는 꽃을

깜빡 잊어 버리고 들어간다. 나는 정말 눕는다.

아아, 꽃이 또 향기롭다.

보이지 않는 꽃이- 보이지 않는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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