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늦가을 편지 / 강 승 희

자연을 바라보다 2014. 11. 1. 00:30






늦가을 편지 - 만추(晩秋)에게-


                                                                                     - 강 승 희




가을 나무 끝에 매달린 너를 본다

오랜 시간 견뎌낸 계절의 색깔들

어떤 물감으로 너를 그려내겠느냐?

비 온 뒤 더욱 진하게 빛을 발한 너





휑하니 부는 바람결에 우수수

무심한 계절이 서러워 운다

땅을 구르며 바삭바삭 흐느낀다

텅 빈 가슴 파고들며 나를 울린다





나이 든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화려한 붉은 장미꽃보다 짙은

순박한 단풍이 곱게 다가오는 것은 

초겨울에 안겨줄 선물이 아니겠느냐?





겨울이 너를 할퀴고 지나간 자리

새싹이 돋아날 때쯤에야 비로소

너를 한 가닥 희망이라 부르리라

만추야! 평안히 잘 가시게나






'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들었다 / 척 로퍼  (0) 2014.11.05
만추의 농원 / 김 일 선  (0) 2014.11.03
내 사랑 가을은 / 서 복 길  (0) 2014.10.30
장미와 가시 / 김 승 희  (0) 2014.10.27
들꽃 / 서 복 길  (0) 201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