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재떨이 / 조 양 상

자연을 바라보다 2015. 2. 22. 00:30





재떨이


                                                               - 조 양 상





타다만 한숨들

널브러져 있다

구겨진 앙금들

잿빛으로 푸석거린다




서성인 내 발길

혹시라도 그대 눈에 밟혀

뒤돌아 볼 것만 같아

뭉게뭉게 구름으로 떠오른

자욱한 발자국들 암연하다




사랑했던 날들을 태워 버리고

평생 그리워해야 하는 것은

세상의 가장 지독한 형벌




속절없이 짓이겨 꺼진 불씨도

연기처럼 아스라이 사라지고

꽁초 가득한 재떨이 비우며

덧나 아린 가슴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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