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배롱꽃 / 오 셍 영

자연을 바라보다 2015. 8. 6. 00:30












배롱꽃


                                                            - 오 세 영





아름다움이 애인의 것이라면

안식은 아내의 것

무더운 여름날

아내의 무릎에 누워

그녀의 시원한 부채질 바람으로

낮잠을 자본 자는 알리라

여자는 향그러운 꽃 그늘이라는 것을

꽃의 아름다움보다는

그늘의 안식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형체가 느려

꽃보다 그늘이 넉넉한 꽃

신(神)은

이 지상의 간난(艱難)을 위해서 미리

배롱꽃을 예비해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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