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진달래 / 이 해 인

자연을 바라보다 2013. 4. 2. 00:30



 

진달래 / 이해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다란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적이 있으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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