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부활절 기도 / 이 해 인

자연을 바라보다 2013. 3. 31. 00:30






부활절의 기도


                                             - 이 해 인 -



당신께 받은 사랑을...

사랑으로 돌려 드리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조차

사랑으로 덮어 주신 당신 앞에



한 생애 굽이쳐 흐르는

눈물의 강은...

당신께 드리는 저의 기도입니다.



깊고 적막한 마음의 동굴 속에

수없이 얼어붙은 절망의 고드름들을

희망의 칼로 깨뜨리며

일어서는 부활절 아침...



오늘은 흰 옷 입은 천사처럼

저도 뉘우침의 눈물로 표백된

새 옷을 차려입고

부활하신 당신을 맞게 하소서.



막달라 마리아처럼 뜨거운 사랑과

아름다운 향유도 지니자 못한

미련한 저 이오나

온 우주에 구원의 꽃을 피우신

당신을 기리기 위해

가장 날랜 기쁨의 발걸음으로

달려가게 하소서.



시몬  베드로의 겸손한 믿음으로

저도 당신께 다가서서

가슴에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고백하고 싶나이다.

" 아시는 바와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



그러나 저의 사랑은 아직도

떠 다니는 구름처럼

방황할 때 가 적지 않음을 용서하소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워진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임을

알게 하여 주신 주님!

오늘은 천상의 종소리를 들으며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하소서.



참회의 눈물로 사랑을 고백하여

새로워진 날 들은 죽음을 이긴 날...

언제나 눈부신 환희의

부활 축제라는 것을...






- 기도 시집 < 사계절의 기도 >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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