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겨울 사랑 / 고 정 희

자연을 바라보다 2017. 1. 21. 01:00




겨울 사랑



                                                           -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